알렉스는 전기의자에 묶여 눈을 집게로 집혀 감지도 못한 채 스크린을 응시하고 있다. 이미 그의 눈은 초점을 잃은 지 오래고 스크린에서 나오는 끊임없는 폭력 장면들에 지칠 대로 지쳐있다. 그는 지금 ‘루드비코 치료법’이라는 정부의 세뇌 감화 치료법을 받고 있다.
이 장면은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1971년 영화 ‘시계태엽장치 오렌지’의 일부분이다. 이 영화에서는 미래의 언젠가 비행청소년들이 정부에 의해 세뇌 감화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래서 비행을 하고 싶어도 비행을 저지르면 몸에 이상 반응이 나타나게 되고, 그 정도는 아주 심해서 기본적인 자기방어도 폭력으로 인식할 만큼 철저한 세뇌를 당하게 된다. 결국 비행청소년이던 주인공 알렉스는 정부의 루드비코 치료법에 의해 모범소년으로 거듭나지만, 정당방위 조차 시도하지 못하고 폭력에 시달리다 자살을 선택하게 된다. 이를 본 정부는 다시 그를 비행청소년으로 되돌려 놓는다.
법이란 이런 것이다. 단 한 줄로 세상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 그것이 유익하건 유익하지 않건 간에 말이다. 법의 영향력에 대해 새삼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를 예로 들지 않아도 이미 이 시대를 사는 대한민국 국민들은 뼈저리게 느끼고 있을 것이다. MB정부 출범 이후, 영어공교육 정책에 많은 학생들이 걱정하고 있고 치솟는 고유가에도 줄어들지 않는 유류세에 많은 영세 사업자들, 운송사업자들이 한숨을 쉬며 고개를 떨구고 있다.
이에 국회에서 일하는 필자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했다. 과학과 교육에 관련된 법들이 발의가 될 때마다 새로운 입법정보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유익한 법률정보가 되기를 바라며 첫 소식으로 지난 7월 14일에 이윤성 국회의원이 대표발의한 ‘해외자원개발 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전하고자 한다. 이어 7월 15일에 유선호 의원이 대표발의한 교통 · 에너지 · 환경세법 일부개정법률안’과 7월 18일에 김태환 의원이 대표 발의한 ‘모바일산업진흥법안’을 낸 소개한다. 조원진 의원이 발의 중인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소식도 있다.
I. 해외자원개발 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 이윤성 의원 대표발의 제안이유 : 최근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석유를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인 바이오연료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 각국은 잉여농산물 및 바이오 원료 플랜테이션 사업을 통해 친환경 대체에너지 보급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바이오 연료용 잉여농산물 부족으로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만약 국제 곡물가가 급등할 경우 물량 확보에 어려움이 있다.
이에 따라 해외자원개발법에 따른 해외자원개발사업 분야에 ‘바이오연료의 원료작물’을 포함시켜 바이오연료의 원료작물 개발사업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함으로써 화석연료 고갈과 기후변화협약에 대응하고, 에너지원을 다양화하여 고유가에 대비한다.
개정 내용 : 가. “해외자원”의 범위에 대통령령이 정하는 광물, 농 · 축산물 및 임산물 외에 바이오연료의 원료작물도 포함하도록 함(안 제2조제3호).
나. 대한민국국민이 해외자원개발사업을 하고자 하는 경우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개발하고자 하는 해외자원이 바이오연료의 원료작물일 경우에는 지식경제부장관에게 해외자원개발사업계획을 신고하도록 함(안 제5조제1항).
동 법 제14조의2(재산운용의 방법)를 보면 '①해외자원개발투자회사는 자본금의 100분의 50[투자대상사업이 개발·생산단계에 이르지 아니하는 탐사 중인 광구(이하 “탐사광구”라 한다)인 경우에는 100분의 30] 이상에 해당하는 금액을 다음 각 호에 사용하여야 한다.' 라고 되어 있다. 본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다음 각 호에 바이오연료의 원료작물이 포함된다. 그렇다면 바이오연료 원료작물을 개발·생산하고자 하는 자는 법으로 일정 자본금을 투자받을 수 있는 것이다.
II. 교통 · 에너지 · 환경세법 일부개정법률안 유선호 의원 대표발의
제안이유 : 최근의 국제 원유가격의 급등으로 국민경제 전반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이에 따라 휘발유 및 경유에 부과되는 교통 · 에너지 · 환경세(다만 이 법률에 따라 휘발유 및 경유에 부과되는 교통 · 에너지 · 환경세는 법률 제4667호 교통세법 부칙 제9조에 따라 이 법 시행 중에만 적용되고 이 후에는 「개별소비세법」이 적용됨)를 인하함으로써 유가급등에 따른 국민부담의 경감 및 국민경제 충격의 완화를 도모한다.
개정내용 : 휘발유 및 경유에 부과되는 교통 · 에너지 · 환경세의 세율을 30% 인하하여 휘발유는 리터당 630원에서 441원으로, 경유는 리터당 454원에서 318원으로 함(안 제2조제1항제1호 및 제2호).
III. 모바일산업진흥법안 김태환 의원 대표발의
제안이유 : 모바일산업은 21세기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을 이끌 핵심산업으로 평가받고 있으나 현재 모바일산업의 육성을 위한 체계적인 법적 · 제도적 지원기반이 부재한 실정이다. 이에 모바일산업 진흥에 관한 기본법을 제정하여 모바일산업을 지원 · 육성하고 그 발전기반을 조성함으로써 모바일산업의 국가경쟁력을 제고하고 국가의 균형발전과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한다.
제정내용 : 가. 모바일산업을 지원 · 육성하고 그 발전기반을 조성함으로써 모바일산업의 국가 경쟁력을 제고하고 국가의 균형발전과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함(안 제1조).
나. “모바일”을 휴대가 가능하며 이동 중 무선으로 음성 및 기타 정보의 통신과 처리가 가능한 ‘복합 단말기’의 총칭으로 정의하고, “모바일 산업”을 모바일과 관련된 재화와 서비스를 통하여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의 총칭으로 정의함. 또한 “모바일산업진흥특별구역”(이하 ‘모바일 특구’)은 모바일사업을 수행하는 기업과 이와 관련한 대학 및 연구소 등이 집적 · 연계되어 있어 모바일특구 지정을 통하여 지역산업의 활성화 및 국가 모바일산업의 경쟁력을 도모할 수 있는 지역적 단위를 말함(안 제2조).
다. 지식경제부장관은 모바일산업진흥을 촉진하기 위하여 종합적인 계획(이하 ‘종합계획’)을 수립 · 시행하여야 하며, 5년마다 수정 · 보완하여야 함(안 제4조).
라. 모바일특구로 지정된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지식경제부 장관이 수립한 종합계획을 실시할 수 있도록 하는 계획(이하 ‘연차별 실시계획’)을 매년 수립 · 시행하여야 함(안 제6조).
마. 모바일산업의 진흥에 관한 주요 계획 및 정책 등을 심의하기 위하여 지식경제부에 모바일산업진흥위원회를 둠(안 제8조).
바. 지식경제부장관은 모바일산업의 진흥 및 모바일산업의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 모바일특구를 지정할 수 있음(안 제9조).
사. 지식경제부장관은 모바일산업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하여 양성기관을 지정하고 이에 필요한 예산을 지원할 수 있음(안 제14조).
아. 정부는 모바일산업의 발전을 위하여 「조세특례제한법」, 「지방세법」, 그 밖의 관련 세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조세감면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으며, 그 밖의 행정상의 필요한 지원조치를 할 수 있음(안 제17조).
자. 국가는 모바일산업의 국제적 교류의 활성화를 위하여 필요한 기반조성 정책을 수립 · 시행하여야 함(안 제18조).
현재 이동통신은 전기통신사업법의 기간통신역무를 제공하는 자로 규정되어 있다. 세부 사항들이 모두 약관으로 규제하게 돼있어 이동통신사가 실제적으로 담합을 한다면 공정거래위에서 밝히기 전까지는 실질적으로 규제할 방법이 없다. 전기통신사업법에서는 이를 염두에 두어 방송심의 위원회에 신고함으로써 또는 허가받음으로써 규제한다고 하지만 사실 이것이 제대로 실행되고 있는지는 의문이 든다.
그런데 모바일산업진흥법안이 제정되려는 움직임이 있다. 모바일 산업이 중요한 것은 분명하지만 산업을 진흥하는 데는 그만큼 국민적 편의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모바일 산업 진흥과 함께 현재 모바일 산업에 대한 체계적인 법제정도 있기를 바란다.
IV.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조원진 의원 대표발의
제안이유 : 사상 유례가 없는 살인적인 고유가 시대에 경제적이면서도 환경 친화적인 CNG연료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동법에서 기술개발 및 보급 지원을 하고 있는 환경 친화적 자동차 연료는 전기, 태양광, 하이브리드, 연료전지 등에 한정되어있고 이들 중 가장 상용화가 빠른 하이브리드 차량도 2015년이나 되어야 연간 30만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어 제반 여건이 성숙되지 못한 실정이다. 따라서 환경 친화적이면서도 비용절감효과가 탁월한 압축천연가스를 포함하여 이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유도하고자 한다.
개정내용 : 환경 친화적인 자동차의 범위에 압축천연가스자동차를 포함함(안 제2조제7호 신설)
현재 국내의 압축천연가스를 사용하는 차량은 버스인 것으로 안다. 그러나 요즘에는 CNG차량으로 변경하는 승용차가 늘어나는 추세이다. 가솔린, LPG보다도 훨씬 저렴한 CNG연료는 석유를 대신할 연료가 나올때까지 확실히 연료 산업의 대안이 될 수 있을 만큼 저렴하고 친환경적이라 그 지원에 대한 부분을 진지하게 검토해봐야 할 것이다.
7월 중 발의된 18대 국회의 법안 중 과학 관련 된 법을 살펴봤다. 아무래도 사상 유례 없는 초고유가 시대를 힘겹게 살아가는 시대적 아픔이 많이 반영된 듯하다. 이를 극복하려는 법안이 두 개가 발의 되었다. 이와 더불어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고자 바이오연료에 대한 법안도 의안과에 제출되었다. 또한 모바일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거의 대부분인 요즘, 국민에게 더욱 편의를 주고자 그 지침을 마련한 법안도 보인다.
“IT산업이 한국 경제의 희망이다” ‘뉴 IT산업’ 3대 분야에 5년간 3조5000억원 투자
2008년 07월 11일(금)
=> 교통 안전과 IT, 뉴(New) IT 전략, IT 839’전략(이전), ‘에너지 · 환경 + IT’, ‘건강 · 의료 + IT’, ‘생활 + IT’, IT산업의 고용 확대 전망
A 씨(79․ 경북 문경시)는 운전경력이 30년이 넘었지만 고령자인 탓인지 백 운전을 할 때마다 신경이 곤두선다. 하지만 앞으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전후방 차간거리 감지 레이더를 장착하면 앞 차와 뒤차의 거리를 감지해 추돌할 가능성이 높을 경우 이를 운전자에게 알려주기 때문이다. 또 차선이탈 감지카메라로 자동차의 주행차선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가 차선 이탈이 예상되면 경보음으로 운전자의 주의를 환기시켜준다.
첨단 IT기술 덕분에 미래 생활이 바뀔 날이 멀지않았다. 앞으로 등장할 첨단 IT기술이 융합된 자동차는 탑승자에게 주변 지리와 교통정보는 물론이고 안전한 운행을 보장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차간 거리, 차선이탈 여부, 재난 및 응급상황 발생 위치 등 안전한 주행에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음성과 영상을 통해서 상세하고 편리하게 제공할 것이다.
이처럼 차량 · 운행 정보가 실시간으로 자동 관리됨으로써 자동차 사고로 인한 막대한 경제적 비용을 줄이게 되고, 자동차는 교통수단 그 이상의 즐겁고 편리한 이동하는 생활공간으로서 자리 잡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식경제부는 7월 10일 서울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New IT 전략 발표회’를 열고 △ 전산업과 IT 융합 △ IT의 경제사회문제 해결 △ 핵심 IT 산업의 고도화를 ‘뉴 IT’의 3대 전략 분야로 정했다.
이명박 정부의 정보기술(IT)산업 종합정책이라 할 수 있는 ‘뉴(New) IT 전략’은 IT 산업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어 전체 산업과 IT의 융합 추세를 반영했다. IT 정책도 IT 산업 내부의 발전이 아닌 전체 산업 발전을 위한 IT 활용으로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아울러 ‘IT 839’ 등 지금까지 IT산업 정책은 정부가 선도하고 대기업 위주로 짜였으나 ‘뉴 IT 전략’은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는 지원하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 성장을 꾀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 날 행사에는 이윤호 지경부 장관을 비롯해 윤종용 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장, 이현순 현대기아차 사장, 이상철 광운대 총장, 조영주 KTF 사장, 서승모 IT기업연합회장, 백종진 벤처협회장, 박덕희 여성IT벤처회장 등 100여 명의 정부와 기업, 학계 인사가 참여했다.
◇ ‘IT 강국’ 취약점 보강
우리나라는 ‘IT 강국’이지만 소수의 대기업 품목을 중심으로 성장함에 따라 고용창출이나 소득증대에 미흡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실제 IT 제조업의 경우 소수 대기업이 만드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휴대전화 단말기 등 3개 품목의 수출이 지난해 전체 수출의 76.7%를 차지했다. 또한 전체 IT 산업에서 중소기업 사업체 수는 98.6%에 이르지만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9.1%, 수출은 13.2%에 그친다.
게다가 비메모리 반도체나 통신의 원천기술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IT 수출이 성장하는 만큼 해외로 로열티가 빠져나가는 구조다.
IT 산업의 수요는 내부에서 외부로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과거 IT 정책은 자동차나 조선, 기계, 섬유 등 전통 산업과의 연계도 부족했다.
참여정부가 추진한 ‘IT 839’전략은 와이브로의 국제표준 채택과 DMB(이동멀티미디어방송) 서비스 등의 성과는 거뒀지만 기술개발에 주력해 시장의 수요를 반영하지 못했다. 부처 간 갈등으로 정책 낭비를 초래했다는 비판도 컸다.
이런 약점을 보완하는 ‘뉴IT 정책’은 과거의 정책처럼 화려하지 않지만 산업 전반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IT산업의 수요를 확대한다는 점에서 시대적 요구를 반영했다고 평가된다.
◇ 3대 전략 분야 추진
‘뉴IT 전략’의 핵심은 '융합'. △ 전체산업과 융합하는 IT △ 경제사회문제를 해결하는 IT △ IT산업의 고도화 등 3대 전략분야로 추진된다. 이에 발맞춰 우선 IT를 IT산업에 한정하지 않고 자동차와 조선, 기계 등과 융합해 ‘굴뚝 산업’의 부가가치를 끌어올리기로 했다.
제품에서 프로세스, 서비스업에 이르기까지 IT를 융합, 접목하고 임베디드 소프트웨어(SW) 등을 통해 오는 2012년까지 국내생산 1조원 이상의 IT융합 산업을 10개 창출하고 제조업 성장률을 2% 포인트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이에 따라 IT융합 기술개발을 현재 5개 분야에서 2012년에는 12개 분야로 확대키로 하고, 올해만 706억 원을 투자키로 했다. 자동차와 유통 등 주력 산업에 무선인식 기술인 RFID/USN을 접목한 RFID 선도 모델을 발굴하는 등 RFID 확산사업에 60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IT융합 촉진을 위한 거점 역할을 맡는 ‘산업IT 융합센터’도 2012년까지 10개를 지정할 방침이다.
고유가와 지구온난화, 고령화 등 경제 · 사회적 문제 해결에도 IT를 활용키로 했다. 이 분야는 크게 ‘에너지 · 환경 + IT’, ‘건강 · 의료 + IT’, ‘생활 + IT’ 등으로 추진돼 기술이 충분치 못하고 시장이 작아 정부가 선도적으로 수요를 창출하기로 한 것이다.
지경부는 2012년까지 가전과 정보통신 제품의 에너지 효율을 현재보다 20% 높일 방침으로 관련 기술개발에 올해 9개 과제 219억 원을 투자하고 앞으로 5년 동안 모두 2천억 원을 투자키로 했다.
발광다이오드(LED)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우체국과 공공건물에서 우선적으로 LED 조명을 교체하고 민간 수요를 만들기 위해 2012년까지 500억 원 규모로 LED 공동펀드를 조성해 LED 조명을 무료로 설치한 뒤 전기요금 절감분으로 분할 상환하는 정책을 추진키로 했다.
고령화에 대비한 ‘유비쿼터스(u)-헬스’ 산업도 본격 지원한다. 2012년까지 1천71억 원을 들여 '첨단의료기기 개발지원센터'를 설립하고 디지털 X레이 디텍터 등 IT 융합 의료기기 기술개발에 5년 동안 2천500억 원을 투자키로 했다.
◇ 2012년 IT수출 2천억 달러
지경부는 ‘뉴IT 전략’에 올해 6천897억원을 투자하는 등 5년 동안 모두 3조5천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으며 기업은 110조 원을 투자할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도 단순히 양적 확대에 그치지 않고 IT융합과 활용, IT인프라 확충을 위해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며 민간이 우위에 있는 분야에 대한 정부 투자는 점차 줄일 방침이다.
지경부는 ‘뉴IT 전략’에 따라 국내 IT산업의 생산액은 지난해 267조 원에서 2012년에는 386조 원으로 성장하고 IT산업의 국내총생산(GDP) 비중도 16.9%에서 22.2%까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T산업의 수출액도 지난해 1천248억 달러에서 2012년 2천억 달러를 달성하고, IT산업의 고용은 지난해 76만5천 명에서 2012년에 91만1천 명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경부는 또한 가칭 '정보통신산업 진흥법' 제정안을 마련해 오는 8월 입법예고를 거쳐 12월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이 법안은 전기통신기본법과 정보화촉진기본법, 정보통신망 이용촉진법, 정보통신기반보호법 등에 흩어진 정보통신산업의 진흥과 관련한 규정을 하나로 통합한 것이다. 정보통신산업 진흥계획의 수립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정보보안산업의 육성, 정보통신산업 진흥, 정보통신진흥기금의 운용 등이 골자다.
최
근 우리나라 무역수지 흑자의 일등공신이었던 대(對)중국 무역수지 흑자가 대폭 감소하고 있다. 2005년 233억 달러의 흑자를
내었던 대중국 흑자 규모는 2006년 190억 달러로 감소했고, 올해는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면서 대일본
무역적자는 계속 증가해 2007년 299억 달러에 이르렀다. 왜 일까? 중국과는 더 이상 원가경쟁력을 바탕으로 하는 범용재로는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일본에 대한 핵심기술력 의존도는 계속 높아져 핵심부품소재 수입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어
떻게 해야 할까? 중국, 일본과 차별화에 성공해야 한다. 조선산업은 설계기술과 차별화된 설계능력으로 성공하고 있다. 앞으로
세계시장은 통합돼 갈 것이고 경쟁력 없는 기업은 도태되기 마련이다. 이제 차별화된 능력을 구축해야 할 때이다.
배럴당
150달러를 위협하는 초고유가와 기후변화에 따른 세계적 환경규제 강화에 직면한 국내 자동차산업의 성장지속 해법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글로벌시대 자동차산업 정책과제 포럼’이 7월 3일 오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것이다.
각계
자동차산업 전문가가 참여한 이날 포럼에서는 ‘플랫폼 리더십 확보를 통한 고부가가치화’, ‘노사관계 변화를 통한 전략적 유연성
제고,’ ‘이(異)업종간 교류활성화 등 네트워크 경쟁력 강화’ 등이 정책과제로 제시되는 등 열띤 토론이 이뤄졌다. 이날 포럼은
한국자동차공업협회가 주최했으며, 지식경제부, 한국자동차산업학회, 코리아오토포럼가 후원했다.
“디지털 플랫폼 리더십을 구축하자”
최초 발제자로 나선 김기찬 자동차산업학회장은 “디지털화로 아날로그 강자인 소니를 추월한 삼성전자처럼 자동차산업도 디지털 플랫폼 리더십을 구축해 시장의 변화를 선도한다면 차별화와 프리미엄화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이
어 박준식 한남대 교수는 “자동차산업의 글로벌화 진전에도 불구하고 ‘모국의 확고한 생산 거점’은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메이커들이 공통적으로 지닌 특징”이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현재의 노사관계와 현장상황을 개선하지 못하면 글로벌 브랜드 구축
경쟁에서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며 “노사관계의 변화를 모색하는 것은 노사 모두에게 생존을 위한 필수적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박
홍재 자동차산업연구소장은 “일본 업체에 비해 제조능력이 부족하고 노사관계가 취약한 국내업계가 경쟁력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이업종간 교류 활성화, 산 · 학 · 연 · 관 연계 강화, 그리고 상생협력체제 구축 지원 등의 정책
추진을 통해 네트워크 경쟁력을 제고해나가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동근 지식경제부 성장동력실장은 기조연설에서 “우리 경제의 선진국 진입을 위해서는 성장동력인 자동차산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해 경제 전반의 성장을 견인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실장은 “초고유가 등 원자재가 급등과 선진국의 CO2
배출 규제강화로 판매가 둔화되고 수익성이 악화되는 등 어느 때보다 경영환경이 어렵다”고 전제한 뒤 “처리 권한 없는 사측에
일방적 손해를 입히는 정치파업 등 소모적 논쟁보다는 노사가 한마음이 돼 위기를 기회로 만들도록 지혜를 모으는 것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정부도 노사 간의 건설적 노력이 긍정적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친환경차, 휴먼친화형차 등
미래형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을 적극 지원하는 한편, 해외마케팅 지원, 국가브랜드 강화 등을 통해 중소부품업체의 글로벌 진출을
확대해 건강한 산업생태계를 조성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정책과제포럼 발제 요지다.
주제 1 : 한국자동차산업의 진화와 지속성장 (김기찬 카톨릭대 교수)
우
리나라 자동차산업의 글로벌 비즈니스모델은 진화가 필요하다. 글로벌 1단계는 수출단계이다. 이는 관세장벽이 강화되면서 2단계인
현지조립(KD)단계로 진행된다. 이 또한 점차 현지정부의 국산화율 견제로 3단계인 현지생산단계로 이행한다. 현재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은 이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그런데 점차 초기 투자유치의 인센티브가 감소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의 진화가
필요하다.
4단계는 라이센싱(licensing)으로 지식수출단계이다. 1980년대 현대자동차의 초기 그랜저는
미쯔비시 데보니아기술을 수입했다. 대우는 혼다가 레전드를 도입해 아카디아로, 르망은 독일 오펠의 카데트모델을, 기아 콩코드는
마쯔다 626, 엔터프라이즈는 마쯔다 센티아모델을 도입하여 국내에 판매했다. 쌍용 이스타나는 벤츠 MB100을, 체어맨은 벤츠
E클래스 구형(W124)모델을 사용했다. 르노 삼성의 SM5는 니산 세피로(미국 맥시마), SM3는 니산 블루버드 실피모델이다.
이처럼 모델개발능력이 부족했던 우리 자동차산업은 불가피하게 선진기업의 모델을 라이센싱했다. 그 대가로 30%이상의
높은 마진을 제공했다. 이제 역으로 우리 자동차산업은 신흥국에서 라이센싱 비즈니스 모델을 고려해 볼 때다. 특히 중국에서 이미
초기 많았던 현지생산의 인센티브가 없어지고 있다. 이제 우리의 자동차산업은 선진국에서는 이 3단계의 글로벌 전략을 굳히면서
중국에서는 4단계로 이행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사실 이미 GM대우는 사실상 4단계로 진출해 그 효과를 커다란
이익으로 연결해가고 있다. GM대우의 중국 CKD수출은 점차 높은 현지화로 사실상의 라이센싱화되고 있다. GM상하이차는
2006년 총판매 41만대 가운데 20만여 대가 ‘라세티’ CKD제품을 ‘뷰익 Excelle’이라는 이름으로 판매한 것이다.
게다가 GM상하이는 이것이 현지화해 아예 GM 상하이가 후속모델을 생산해 미국에 수출을 고려중이다. 마티즈는 중국내 GM상하이가
2006년 ‘Chevrelet Spark’로 4만여 대 판매했다.
역사는 반복되는 경로의존성이 있다. 이러한
전략으로 접근하면 아직 모델개발력이 부족한 중국기업체들에게 한국기업들의 라이센싱 수출 잠재력이 높다. 특히 우리 브랜드와 직접
카니발라이제이션을 회피하기 위해 서부대개발과 서부지역에서 1980년대 현대․기아 등 한국기업들이 미쯔비시, 혹은 현재의 벤츠의
역할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확보가 가능할 것이다.
5단계는 핵심부품 수출단계이다. 이 단계가 일본자동차산업의
강점이다. 우리 자동차산업은 아직도 일본에서 핵심부품을 수입하고 있고, 지난번 일본 니이가타 지진때문에 한국의 자동차공장이
스톱된 적이 있다. 일본의 리켄은 엔진·변속기의 내부를 밀봉하는 ‘링’을 만드는데, 엔진에 들어가는 스프링핀의 공급이 중단되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비즈니스의 단계적 진화에도 불구하고 일본 렉서스의 미국직수출처럼 부가가치가 높은 고가차는 1단계인 국내생산을 통해 구심력확보가 필요함은 물론이다.
디지털 플랫폼리더쉽 전략
TV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소니를 추월할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 소니는 아나로그시장의 절대강자였기 때문이다. 그런만큼
소니는 너무 아나로그에 빠져 있었다. 삼성은 디지털화를 통해 변신에 성공하고 프리미엄 마켓도 잠식해갔다. 자동차산업에서 디지털
플랫폼은 불가능한 것인가?
자동차산업의 진화를 위해서는 내공을 키우는 능력구축 전략과 플랫폼 리더쉽 전략이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 능력구축 전략은 물건 만들기의 사고에서 시작된다. 자동차를 몰아보면 기업의 미래가 보인다. 토러스를
지속적으로 명품으로 끌고 가지 못한 포드는 실패사례이고 카롤라를 지속적 명품으로 끌고 간 도요타는 성공사례이다.
마
찬가지로 소나타를 명품으로 끌고 가야 하는 것이 현대차의 능력구축과제다. 이와 동시에 플랫폼 리더쉽 전략도 필요하다.
자동차산업은 수많은 기업들이 생태계적으로 연결되고 통합돼 있다. 이 생태계 틀 속에서 경쟁력 있는 플레이어들이 참여할 수 있는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집합이 필요하다. 이것이 플랫폼(Iansiti, 2004)이다. 플랫폼전략은 시장 요구의 변화속도가
빠르고 동태적 외부환경일수록 중요하다. 외부환경이 동태적일수록 물건만 잘 만드는 회사보다 좋은 플랫폼을 가진 기업이 성공한다.
플
랫폼 리더(platform leaders)는 개별기업들이 개발된 기술조각들을 조합해 산업전반의 혁신을 주도하는 지휘자로서 역할이
필요하다. 플랫폼이 좋을수록 외부성 효과/시너지 효과가 높아지고 집단적 생태계 건강성(Collective Health)이
높아진다. 플랫폼의 틀 속에서는 산업간 장벽을 허물고 ‘신결합, 통섭, 월경, 융합, 통합’이 필요하다. 이것을 새로운
신성장동력의 지렛대로 만들어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산업간 장벽이 두터웠다. 산업간 ‘따로’ 문화였다. 정보통신의 강국이라
했지만 ‘IT 따로, 기존산업 따로’ 현상 때문에 IT기술이 기존산업의 경쟁력으로 연결되지 못하였다.
빌게이츠와
기아차 정의선사장의 만남은 IT와 자동차를 융합해 디지털 플랫폼을 만들어 가는 커다란 계기가 될 수 있다. 자동차와 전자산업의
아키텍처 차이로 벤치마킹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논쟁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플랫폼은 한국차의 차별화, 프리미엄화의 난제가
풀어나가야 좋은 방향이다. 과거 누가 삼성전자가 소니를 추월할 것이라고 예측했는가?
디지털 플랫폼이 구축되면 각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니치 플레이어들이 계속적으로 유입되면서 플랫폼이 가지는 외부성효과로 인해 경쟁력이 구르는 눈덩이처럼 더욱
크고 강해질 수 있다. 그렇지 못하고 생태계가 진화하지 못하면 기존의 개체 공급물을 깎아내는 원가인하압력만 생긴다.
소비자입장에서는 플랫폼 리더쉽이 좋을수록 혜택은 커지고, 동시에 생태계 구성개체들에게도 그 혜택이 돌아가 공급자와 소비자간
선순환이 이뤄진다.
주제 2 : 자동차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바람직한 노사관계 (박준식 한림대 교수)
한
국의 자동차산업은 국민경제의 견인차이다. 2005년을 기준으로 자동차산업은 제조업 전체 고용의 8.8%와 부가가치의 10%, 총
세수의 16.6%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의 자동차산업은 2차 대전 이후 유일한 후진국의 ‘독자 브랜드’ 성공 사례이다.
국
민경제의 운명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자동차산업에서 ‘현장의 경쟁력’은 산업의 미래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의 하나이다.
그리고 노사관계는 현장 경쟁력의 ‘표현형’이면서 그 ‘견인차’인 것이다. 우리는 자동차산업에서 노사관계의 발전 없이 산업의
미래를 전망할 수 없고, 더 나아가 국민경제의 발전을 생각하기 힘들다는 명제에 도달한다.
자동차산업의 경쟁에서는
장기간에 걸쳐 수도 없이 많은 사람들에 의해 꾸준히 구축해 온 ‘축적된 능력’이 중요하다. ‘브랜드’라는 상징과 깃발을 내세워
함께 뭉친 사람들의 단합된 능력과 시너지 수준이 이 경쟁에서 기업들 간의 상대적 격차를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인적 자원과 물적
자원, 기업 간 관계, 제도적 능력, 사회적 자본 등이 결합돼 분출되는 총체적 차원의 ‘능력구축 경쟁’은 하나의 시스템을 구축해
가는 과정이므로 기술과 공정의 단순 학습이나 재배치 이상의 종합적 능력을 의미한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자동차산업에서 완전한 모방은 불가능하다. 세계적인 경쟁자들이 ‘도요타 생산 시스템’의 모방에 노력해 왔지만, 여전히 도요타를
추종해야 하는 이유는 그것이 단기간에 모방할 수 없는 ‘사회적 자산’의 성격을 강하게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장의
경쟁력과 노사관계는 모방하기 힘든 시스템 경쟁과 무형 자산의 핵심 요소이다.
문제는 한국이다. 한국의 자동차산업은
‘글로벌화’의 길목에 있지만, 물량 생산 중심의 경쟁력 단계를 넘어 조직 경쟁력 구축 작업이 지체되고 있다. 특히 한국
자동차산업의 취약한 현장 경쟁력과 낙후된 노사관계는 세계 시장에서 한국 자동차산업의 경쟁력을 잠식하는 최대의 장애 요인이 되고
있다.
한국 자동차산업의 노사는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산업에서
기본적인 생산 기반을 구축하고, 일정한 수준의 생산 효율성에 도달하는 데에는 채 10년이 걸리지 않는다. 그러나 단순 물량
생산의 단계를 넘어 인적 자산의 역량을 기르고, 사회적 자산의 힘을 축적하는 데에는 한 세대 이상의 시간을 요구한다.
글
로벌 경쟁을 선도하는 선진 자동차 메이커들은 모두 고유한 방식으로 그들의 경쟁 능력을 구축하여 조직과 고용의 유연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지켜 왔다. 그들이 구축하고 발명한 제도와 관행들은 끊임없는 상호 학습과 조직 혁신의 결과다. 이렇게 구축된 누적된
능력이 현재 이들이 누리는 시너지를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 자동차산업의 경쟁 지형은 이러한 사회적 능력을 구축하는 데
성공한 기업들과 그렇지 못한 기업들 간에 벌어지는 ‘명암의 부침’을 보여준다.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메이커들이
공통적으로 지닌 특징은 ‘모국의 확고한 생산 거점’이다. 이들은 기업의 핵심 자산과 경쟁력 거점을 국내에 구축한 후 해외의
거점들을 분할 구축하는 글로벌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해외의 생산 기지가 아무리 많아도 이들이 국내 거점을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는 확고한 국내 거점의 육성과 독자적인 경쟁 모델이 없는 글로벌 전략은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음을 시사한다. 국내 생산 거점의 중요성을 망각하고 단기 수익 극대화 전략에 치중한 미국 빅 스리의 몰락은 한국에 대해서도 큰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한국의 유일한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인 현대-기아차의 경우 지난 10 년 동안 최단기간 동안
해외 생산 능력을 확장하고 규모의 경쟁 실현에 총력을 기울여 왔지만, 정작 국내의 생산 기반과 노사관계 개선 노력은 별다른
진전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 위한 노력
한국
기업들이 현재의 노사관계와 현장의 상황을 개선하지 못할 경우 ‘조직 유연성’ 부재로 인해 글로벌 브랜드 구축 경쟁에서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상승하는 기술 장벽, 후발 경쟁자들의 도전, 국내 시장 개방 등의 위협을 글로벌화를 통해 극복하려는
전략은 국내 거점의 안정과 질적 성장이 담보되지 못할 경우 급격한 축소 균형의 위협에 노출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 자동차산업에서 진행되고 있는 ‘현장의 위기’를 냉정히 진단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사관계의 변화를 진지하게
모색하는 것은 노사 모두에게 생존을 위한 필수적 선택이 되고 있다. 오늘날 한국의 작업 현장은 부서 이기주의, 작업 모럴의
약화, 응집력 저하 등으로 조직의 ‘동맥경화’가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다.
현장의 생산성은 경쟁 기업들과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낙후됐다. 경영 성과나 생산성 등과 무관한 단기 이익 극대화 관행으로 노동시간, 작업 배치, 물량 전환 등 조직의
모든 측면에서 병목들이 누적돼 왔다. 이러한 조직 경화가 계속 진행될 경우 기업은 시장의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전략적
유연성을 상실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현장의 문제들이 누적돼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제도적
해법의 문은 좀처럼 열리지 않고 있다. 사용자나 노조 모두 리더십의 위기 상황에 처해 있기 때문에 안정된 교섭 체제를 구축하는
데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약한 노조, 약한 사용자, 취약한 제도와 안정되지 못한 교섭 체계 등이 얽혀 ‘혼돈의 노사관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모든 상황은 결국 조직의 의사결정과 문제해결 능력, 생산성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동하며
조직의 내부 붕괴를 가속화시켜 자동차산업의 미래를 위기의 길로 인도하게 될 것이다.
한국의 자동차산업이 글로벌화의 도전에 성공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위기의 현실을 성찰하고 새로운 생산 공동체를 만들어가기 위한 특별한 결의가 필요하다.
세
계 자동차산업은 장기간에 걸친 중단 없는 노력만이 궁극적 성공의 길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회사의
노력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종업원들의 희망이 만나는 새로운 상생의 타협 구도를 만들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노사 모두
장기적 관점에서 물건 만들기와 사람 만들기의 기틀을 다지기 위한 노력을 현장에서부터 전개해야 한다.
도요타는
국내의 거점을 통해 구축된 성과를 기반으로 세계화에 성공한 반면, GM을 비롯한 미국의 빅 스리는 생산 거점으로부터 내부 붕괴에
직면하여 급격한 축소 균형의 위협에 직면해 있다. 한국의 자동차 메이커들은 단기 물량 확대와 이익 추구의 유혹을 벗어나 생산의
거점에서 인적, 사회적, 제도적 자산 우위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전개해야 한다. 노사관계의 변화는 이러한 혁신의 출발점일
수밖에 없다. 이를 통한 변화에 매진하는 것만이 유일한 ‘생존의 담보’이다.
주제 3 : 글로벌시대 자동차산업 정책과제 (박홍재 자동차산업연구소장)
오
늘날 세계 자동차산업은 기회요인과 위협요인이 공존하고 있다. 기회 측면에서 자동차산업은 연평균 2~3%의 성장률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신흥 경제권을 중심으로 글로벌 모터라이제이션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에너지, 환경, 안전,
교통, 자원부족 등의 제약요인이 증가하면서 지속성장의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기회와 제약요인 하에서 세계
자동차산업은 시장구조의 변동에 따른 업계 판도의 재편이라는 대격변기에 진입하고 있다.
시장구조의 변동을 가져오는
요인들을 수요, 공급, 정책의 세 측면에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수요측면에서는 성장축의 다극화, 소비자니즈의 다양화,
그리고 프로슈머화를 들 수 있다. 2000년대 이후 신흥시장이 성장을 주도하면서 신흥시장의 판매 비중이 2010년에는 5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세계 자동차시장 성장축은 종전 선진시장 일극체제에서 다극체제로 변모하고 있다.
또한
미국, EU, 일본, 중국 등 주요 시장별로 소비자들이 중시하는 니즈가 차별화되면서 모델 수는 급격히 증가하는 반면, 모델당
판매대수는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한편 정보통신기술의 발전과 소비자 주권 강화로 소비자와 기업간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해지는 것도 시장 변동의 한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다음으로 공급측면에서는 기술의 융합화, 경쟁의 심화 및
복잡화, 원자재가 급등을 들 수 있다. 환경규제의 강화, 안전 및 편의의 중요성 확대 등은 자동차의 전장화, 경량화, 그리고
본질적으로 파워트레인의 진화 등을 요구한다. 이에 따라 IT에 더해 에너지 및 소재기술, 나노기술, 생명공학, 로봇공학 등
첨단기술과의 융합이 급진전되고 있다.
또한 신흥국의 수요 증가 및 원가 경쟁 심화에 따른 신흥국으로의 생산거점
이동,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강력한 플레이어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인도 등 신흥업체들의 추격 가속화, 지역별·차급별 구분 없이
확대되는 업체간 경쟁, 그리고 미래형 자동차 관련 제품 및 기술개발 경쟁의 심화 등 세계 자동차산업의 경쟁은 갈수록 심화되고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 국제 유가 및 원자재가격이 급등 양상을 보이는 것도 시장구조를 변동시키는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책측면에서는 시장개방의 가속, 환경 및 안전규제의 강화, 신기술 개발지원 강화 등을 들 수
있다. 2000년대 들어 전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FTA 체결 확대는 시장 경계를 특정 국가 중심에서 양국 수준, 혹은 경제
블록 수준으로 확장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또 환경과 안전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변모하면서 선진국과 신흥국을
막론하고 환경 및 안전 관련 규제는 갈수록 강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자동차산업 환경이 급변하면서 세계 각국은 다양한
형태의 정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는 사실 또한 시장구조를 변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처럼 21세기의 세계
자동차산업을 둘러싼 환경 변화는 시장의 변동성 및 불확실성 증대와 경쟁의 격화로 요약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품질, 원가,
생산성, 유연성을 동시에 제고할 수 있는 시스템경쟁력, 세계화를 통한 성장, 브랜드가치 향상, 미래기술 개발, 네트워크 경쟁력
등이 자동차 기업의 생존에 필요한 핵심 경쟁력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2000년대 중반 이후 나타나고 있는 미국 빅3의
부진과 일본 빅3의 부상이라는 자동차 업계 판도 변화는 이러한 핵심 경쟁력의 확보 여부에 기인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새로운 산업정책 방향
세
계 자동차산업의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 여하에 따라 개별 업체, 그리고 국가경제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산업정책은
여전히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2000년대의 글로벌화 단계를 발판으로 하여 2010년대에 기술선도 단계로 도약해야 하는
한국 자동차산업에 있어서는 새로운 정책방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하겠다.
21세기의 자동차산업 환경 변화와 정책
여건의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을 ‘비전 제시’와 ‘조정 및 협력’에 중점을 둬야 한다. 정부는 미래
한국경제를 이끌어갈 자동차산업의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는 동시에, 자동차·전기전자·에너지 등 연관 산업, 대기업 및 부품업체,
대학 등 연구기관, 지자체 등 관련 주체들에게 시장, 기술, 정책 동향 등과 관련된 각종 정보를 공유 및 확산시키는 역할을
하여야 한다. 또한 이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각 주체들간의 협력을 도모하는 한편 혹시 상충할 수 있는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기능도
중요하다.
이러한 정부의 역할을 바탕으로, 앞서 언급한 자동차 기업의 핵심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정책과제들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시스템경쟁력과 관련해서는 일본 업체보다 뒤처지는 제조능력 제고 지원과, 유연성 확보를
위해 협력적인 노사관계를 유도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브랜드가치와 관련, 국가브랜드와 기업브랜드의 연계
활용 방안을, 세계화 능력과 관련해서는 중소 부품업체들의 해외 진출 지원 및 수출경쟁력 제고 정책이 필요하다. 정부의 역할이
특히 중요한 네트워크 경쟁력과 관련해서는 이업종간 교류 활성화와 산·학·연·관 연계 방안, 그리고 상생협력체제 구축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미래기술 개발능력과 관련해 기술 융합화 대응 및 원천기술 확보 방안, 우수 R&D 인력 양성 방안 등이 주요 정책과제로 검토될 수 있을 것이다.
유가폭등 사태, 먼저 에너지 절약이 관건 에너지 효율화 산업 국가적으로 적극 육성해야...
2008년 06월 02일(월)
최근의 유가 폭등사태가 한국에서도 심각하게 이어지고 있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1인당 석유 소비량이 세계 5위를 기록하고 있는 한국이 어떻게 이번 석유위기를 극복해나갈 수 있을까. 사이언스타임즈는 석유 관련 단체 및 기업, 그리고 기술개발현장을 통해 해결방안을 취재했다. [편집자 註]
ⓒ연합뉴스
고유가 쓰나미 넘는다 최근 유가가 폭등하는 가운데 전문가들로부터 예상보다 빨리 석유가 고갈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앞으로 20년 안에 전 세계 석유 공급이 매일 1억 배럴씩 모자랄 것”으로 전망한데 이어, 파이낸셜 타임즈도 “석유 부족현상이 이르면 2012년부터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하고 있다.
석유 고갈에 대한 비슷한 종류의 전망들은 이전부터 있어온 일이다. 그러나 최근 유가가 급등하면서 ‘석유 없는 세상’의 예고편을 경험하고 있는 세계인들은 서서히 다가오고 있는 듯 한 석유 고갈사태에 대해 예민한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는데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지금의 유가 급등사태를 유발한 가장 큰 원인은 투기자금이라고 할 수 있다. 석유 공급부족과 달러와 약세가 맞물리면서 유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자 과잉 유동성 자금이 석유 선물시장에 대거 유입돼 끝없이 유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그러나 투기자금이 몰릴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준 것은 수급 불균형이다. 2007년 중 세계 석유 수급동향을 보면 8천582만 B/D(배럴/일)로 전년 대비 91.9만 B/D가 증가한 반면, 공급은 8천562만4천 B/D로 19만6천 B/D 증가하는데 그쳐, 19만6천 B/D의 공급부족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 공급량의 30%이상을 가져가고 있는 중국을 비롯, 인도, 기타 중동국가들의 석유 소비량을 계속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중동국가들은 자체적인 산업고도화를 추진하면서 중국보다 더 많은 석유를 가지고 가고 있는데 이에 따라 세계 석유 부족사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그동안 세계 주요 국가들은 예상되는 석유 부족 사태를 예견하고 여러 가지 대책을 추진해왔다.
EU의 경우 2020년까지 ‘20% 에너지 절약-2020’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에너지 효율화 비용의 75%를 지원하며, 소형 열병합발전소 1천 개를 설립하는 등의 정책을 수행하고 있는데, 이 계획이 성공을 거둘 경우 2020년에는 매년 600억 유로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도 에너지 소비 효율화를 위해 최근 각종 법규를 제정, 지원하고 있다. 2007년 ‘에너지 자립과 보호에 관한 법’을 제정하고, 재생연료 개발 등을 통해 휘발유 사용을 10년 이내에 20%까지 줄이자는 것인데 일단은 석유 소비를 최소한으로 줄이자는 것이 주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도 2006년에 ‘에너지 비전 2030’을 발표하고, 에너지 효율개선을 비롯, 탈석유사회 실현을 위한 대책을 추진해왔지만 지금의 유가급등 사태에 직면에 그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유가 급등사태를 맞아 에너지원 다변화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신재생 에너지 등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할 분야에서 현실적으로 국내 자원의 한계, 국가적 관심 부족 등으로 인해 신재생에너지 보급의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GS칼텍스 명영식 사장은 “청정에너지인 풍력, 태양광 등의 개발에 있어서도 자원 여건이 유럽 등에 비해 불리한 상황에서 선뜻 투자에 나서는 기업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에너지 문제에 관한한 정부가 단기간의 보급 확대보다는 장기간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명 사장은 유가폭등과 관련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에너지 사용의 효율화라고 강조했다. 지금의 유가 문제를 단기간에 해결하기 위해서는 획기적인 에너지 효율화 대책이 나와야 하고, 이를 위해 정부, 기업 등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할 필요가 있다는 것.
에너지 효율화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통해 관련 사업을 산업화하는 일 역시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정부 주도가 아니라 민간 주도로 산업을 육성할 경우, 지금과 같은 유가폭등 사태가 이어지면서 신성장 동력으로까지 육성해나갈 수 있다는 것이 산업계의 주장.
삼성경제연구소는 오는 2030년 에너지 효율화 세계 시장 규모는 산업 부문 180억 달러, 건물 부문에서 510억 달러 등 69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에너지절약을 위해 노력하는 건물에는 앞으로 자금 융자 및 서울시 친환경 건축물 인증을 부여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전 지구적 기후변화와 고유가시대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도시에서의 에너지 절약과 이용 효율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상호 협력하기 위해 '건물에너지합리화사업 추진 활성화를 위한 협약'을 2일 체결했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협약을 통해 대한상공회의소는 기업의 에너지합리화사업 참여와 자발적 온실가스 감축을 통해 에너지 절약을 도모하고 경쟁력을 강화토록 지원하며전국은행연합회는 건물에너지합리화사업 참여자에게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지원을 통해 사업의 활성화를 위해 협조하게 된다.
또 에스코협회는 에너지 절약사업 효과의 극대화와 지속적인 절약효과 유지, 사업비 저감을 위해 노력하며 서울시는 에너지절약사업의 활성화와 선도적 추진 및 사업 참여자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등 제도정비와 자금지원에 노력하게 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협약식에서 “‘친환경 에너지 선언’ 2년차를 맞아 실질적인 에너지 절약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에너지 이용 기여도가 높은 건물부문에 정책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의 에너지 사용은 2006년 현재 가정·상업·공공 등 건물분야에 60.3%, 수송분야 30.0%, 산업분야가 9.7%를 차지하고 있으며 온실가스의 43.2%가 건물에서 배출되고 있어 우선적으로 신축 및 기존건물의 에너지합리화가 요구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8월16일 제정된 ‘서울 친환경 건축 기준’에 의해 신축건물에는 에너지절약 등 강화된 에너지 기준이 이미 적용중이며, 금번 협약을 기점으로 기존건물에 대한 에너지 합리화사업이 본격 추진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공공부문의 선도적인 참여를 위해 지난 3월부터 서울시청 별관건물(서소문별관, 을지로별관, 남산별관 등 10개동) 전체에 대한 에너지합리화사업을 이미 시작하였으며, 산하 사업소 건물 및 공사·공단·자치구 건물에 대한 사업도 순차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또 민간 건물의 에너지합리화사업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대형건물(에너지사용량 2,000TOE/년 이상)등을 대상으로 서울시와 함께 건물에너지합리화 시범사업에 참여토록 안내하고 있으며 4월중 시범대상을 선정하여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TOE(Ton of Oil Equivalent)는 석유 1톤에 해당하는 에너지량이다.
한편 서울시는 시범참여 건물에 대해서는 에너지진단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업 추진에 자금이 필요한 경우에는 서울시 기후변화기금을 통해 융자 지원하는 동시에 10% 이상의 에너지를 절감한 건물에 대하여는 ‘서울특별시 친환경 건축물’ 인증마크 부착 권리를 부여할 예정이다.
최근 조선일보 주최 마케팅 강연에서‘뉴로마케팅, 감성의 뇌·소비하는 뇌’를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전기병 기자 gibong@chosun.com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속에 들어가 상대방의 속마음을 알고 싶어하는 연인처럼 모든 마케터들은 소비자 머릿속에 들어가 속마음을 들여다보고 싶은 꿈을 꿔 왔다. 이러한 꿈이 '과학'에 의해 현실이 되고 있다. '뉴로마케팅'은 신경이란 의미의 '뉴로(neuro)'에 '마케팅(marketing)'을 합쳐 만든 신조어로, 첨단 뇌신경과학을 마케팅에 응용한 새로운 마케팅 방법이다. 국내 뉴로마케팅의 선두주자 중 한 명인 고려대 심리학과 성영신 교수는 최근 조선일보 주최 강연에서 "뉴로마케팅을 이용하면 소비자의 무의식 세계까지 파악해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뉴로마케팅, 소비자의 머릿속을 들여다본다
성 교수는 '뇌(腦)연구'가 마케팅에 도입된 이유를 소비 트렌드의 변화에서 찾았다. 과거와 달리 제품 간 기술 차이가 줄고, 늘어난 소득으로 인해 가격 차이가 구매 결정에 미치는 영향이 감소하면서 소비자가 감성적인 판단에 따라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성 교수는 "고전 경제학에서는 소비자들이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소비한다는 점을 전제로 했지만 점차 감성적 구매행위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간의 소비 활동 중 많은 부분이 이성적인 판단보다 무의식적인 정서에 의해서 일어난다"며 "뇌 연구를 통해 소비자의 무의식이나 감정을 측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들도 좀 더 효과적인 마케팅을 위해 소비자의 '뇌'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임러크라이슬러, P&G, 유니레버와 같은 해외 기업뿐 아니라 아모레퍼시픽, LG텔레콤 등 국내기업들도 뉴로마케팅을 도입하고 있다. 2005년 포천지(誌)는 뉴로마케팅을 10대 기술 트렌드로 선정하기도 했다.
뇌를 통해 소비자의 마음을 읽을 수 있게 된 것은 뇌과학의 발전으로 뇌의 각 부분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가 상당 부분 밝혀졌기 때문이다. 뇌를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과 같은 뇌영상장비로 찍어 보면 활발한 활동으로 혈액이 몰려 붉게 보이는 부분이 나타난다. 이 부분이 뇌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 부위인지 파악하면 소비자의 본심(本心)을 읽어낼 수 있는 것이다.
미국 베일러 의대 리드 몬태규, 새뮤얼 매클루어 교수팀이 실시한 코카콜라와 펩시콜라에 대한 소비자 뇌 반응 실험은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눈을 가리면 소비자들의 선호가 거의 없지만, 브랜드를 노출했을 때 선호 차이가 발생한다는 것을 뇌 사진 분석을 통해 과학적으로 밝혀낸 것이다.
◆'디자인 경영', '펀(fun) 경영' 효과도 증명돼
제품의 디자인이 실제로 소비자 구매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도 뉴로마케팅 방법을 통해 밝혀졌다. 성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아름다운 디자인의 제품을 봤을 때 소비자의 뇌 사진을 분석해 봤더니 관심 있게 디자인을 볼 뿐 아니라 직접 제품을 만져보는 상상을 했다는 것이다.
또 한 컷짜리 풍자만화를 뽑아 대학생에게 보여주고 뇌 사진을 분석한 결과, 유머를 접했을 때의 뇌 반응이 돈·음식·명품브랜드 등을 봤을 때 반응하는 뇌 구간과 유사하다는 것도 발견했다. 이는 유머를 통한 펀 경영이 돈만큼 좋은 보상(reward) 자극이 돼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성 교수는 "뉴로마케팅은 200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신(新)학문 분야"라며 "마케팅에 관심 있는 기업이라면 뉴로마케팅 연구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영신 교수는 1953년생으로 경기여고, 고려대 심리학과를 졸업했다. 1985년 독일 함부르크대에서 심리학 박사학위를 받고, 1987년 고려대 교수로 임용됐다. 국내 뉴로마케팅 연구의 대표 주자로 꼽히며 고려대 심리학과에서 BK21 사업단장을 맡고 있다.
언론에서 본 과학문화 미국의 행동 심리학자 스키너(B.F. Skinner)의 실험 중에 '미신을 믿는 비둘기'란 것이 있다. 상자에 넣은 비둘기에게 소리신호와 함께 먹을 것을 준다. 소리가 나면 먹을 것이 생긴다는 것을 알게 된 비둘기들은 나중에는 소리 신호만으로 먹이가 나오는 곳으로 모여든다. 그 이후 스키너는 비둘기에게 소리와 관계없이 일정한 간격으로 먹을 것을 주었다. 며칠이 지난 후 비둘기의 행동에 특이한 변화가 관찰됐다.
비둘기마다 배가 고플 때 각기 특별한 행동을 보이게 된 것이다. 어떤 비둘기는 상자의 모서리를 쪼아대고, 어떤 비둘기는 새장 안에서 시계 반대방향으로 두세 바퀴씩 돌아다녔다. 또 한 마리는 투명 막대기를 머리로 들어올리는 듯한 반응을 반복적으로 보이기도 했다.
먹이와 자신의 행동과는 실제로 아무런 관련이 없지만 자기 나름대로 원인과 결과의 패턴을 찾아 인과관계를 만든 것이다. 우연히 상자를 쪼았는데 금방 먹이를 발견하는 일을 몇 번 겪은 비둘기는 두 사건이 연관이 있다고 여기고, 배고플 때마다 이 행동을 반복한 것이다. 스키너는 이처럼 자극에 반응을 보이는 비둘기의 행동을 '일종의 미신적 행위'라고 설명했다.
우리는 모두 합리적 이성과 과학적인 사고를 추구하지만 실제로 우리의 뇌는 그렇지 못한 면이 많다. 일단 우리 주위의 일들을 해석하는 틀을 마련하면 주위의 현상들을 모두 그 틀에 맞춰 해석하고 믿는다.
스포츠 선수들이 갖고 있는 수많은 징크스나 사람들에게 행운 또는 불운을 불러온다는 숫자, 색에 대한 이야기는 이처럼 비둘기의 미신에서 비롯된 것이 대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징크스나 속설은 어차피 사람들이 신뢰하지 않는 명제이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다. 사람들은 대부분 재미 삼아 좋은 것과 연관된 것을 찾고 즐긴다.
문제는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상식과 지식 중에도 비둘기의 미신과 같은 것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더구나 그것이 전문지식으로 포장되면 정말 큰 문제를 낳을 수 있다. 특히 순식간에 많은 정보를 전파시킬 수 있는 인터넷이라는 매체가 보편화됨에 따라 '포장된 미신'의 위험성은 더 커졌다.
어떤 비타민은 어디에 좋다느니, 니코틴이 적은 담배를 피우면 건강에 덜 해롭다는 식의 이야기는 조금은 가벼운 이야기에서부터 실제로 전혀 과학적 근거가 없는 이야기나 사건이 마치 진실인 것처럼 만들어져 퍼지는 사례가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이같은 미신과 위험을 제거하고 구체적인 증거와 사례에 근거한 사실이 활발하게 전파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도록 해야 할 책임이 과학자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모든 우리의 뇌가 모든 일에 틀을 만들어내려고 하기 때문에 모든 일을 과학자들이 나서 검증하고 규명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사회적으로 중요하고 객관적인 검증이 필요한 사안이라면 과학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사실 관계를 규명하고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는 더 연구가 필요한 부분인지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최근 광우병이나 조류독감과 관련된 국민들의 불안을 비롯해 원자력과 환경 등 우리 사회에 민감하면서도 중요한 문제에 과학자들이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과학적인 데이터를 제시하고 정확한 정보를 확산시키는 데 노력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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